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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텅 빈 가슴으로 마주 서다.
작성자: 초보농사꾼   등록일: 2008-11-30 20:01:07   조회: 1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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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15일

오늘은 그래도 마음이 가볍다.
각 밭마다 야콘캘 것이 조금씩 남아있었는데 답운재와 새점밭의 것은 모두 캤다.
어제로...
그리고 집뒤의 달밭에 남은 야콘만 캐면 된다.

집뒤의 야콘은 길공사를 하는 바람에 올라가질 못했다.
그러니 이제 다음 주면 그곳에 조금 남은 야콘도 다 캐게 될 것이다.
어제까지 야콘을 캤고 오늘은 새점밭과 답운재밭의 비닐을 걷었다.

새점이야 고구마랑 나누어서 심었기 때문에 엄청남 양은 아니지만 답운재밭은 꽤 크다.
그러니 거기에 깔았던 비닐 또한 만만치가 않다.
답운재밭의 비닐을 걷기 시작했다.

새점밭의 것은 조금이니 아내더러 오지말라고 했다.
혼자서 비닐을 모은 다음 차에 실어서 우리 집으로 오는 길가에 마을에서 비닐을 모아놓는 곳에 내렸다.

빈차로 답운재로 갔고 아내는 그새 답운재로 차를 가지고 와서 사방으로 흩어져 있던 비닐을 몇군데로 모으고 있었다.
그렇게 모아 놓으면 차가 가서 싣기도 편하다.

여러 군데로 모아놓은 것을 내가 세레스를 운전해서 가면 아내가 혼자 차에 싣겠단다.
물론 비닐은 가볍지만 그 먼지랑 뭉치가 커지면 그 무게도 여자에게는 힘들 수 있기에 난 모아둔 곳에 차를 몰고 가서 시동을 끄고 내린 후 다시 비닐을 아내와 싣고 다시 차에 타서 다음 장소로 옮기는 식으로 했다.

세레스가 워낙 고장이 많아 시동을 끄지 않고는 세울수가 없다.
그러니 차에서 내렸다 탔다 하면 안그래도 무릎관절이 안좋은데 힘드니까 나더러 운전만 하고 기다리면 아내가 싣겠단다.
그래야 속도도 나고 빨리 일 끝내고 집에 갈수있다고...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런데 속도는 빠르나 아내가 정신이 없다.
비닐을 죄다 실으랴, 다시 비닐 무더기 있는 곳으로 뛰어 가서 다시 실과, 다시 뛰어 가서 또 싣고...

속도고 뭐고 그럴수가 없어서 다시 내가 차의 시동을 끄고 내려 비닐을 같이 싣고, 다시 시동을 키고 다시 비닐 무더기로 가고...

한차에 다 실을 수없어서 다시 우리집 올라가는 곳 , 마을에서 비닐을 모아두는 곳에 가서 내리고 다시 밭으로 갔다.



그랬더니 아내는 밭가로 원을 그리며 흩어진 비닐을 전부다 모아 놓았다.
그 일도 쉽지는 않았을텐데 그사이 그렇게 해놓았다.

아내는 나더러 또 차 운전이나 하라지만 다시 내리고 타기를 반복했다.
내가 내리기 전에 실으려고 더 기를 쓴다.
서로 그렇게 마음을 쓰다 보니 어느새 또 한차를 다 실었다.

밭이 비었다.
이제 텅빈 가슴으로 대지와 마주 섰다.



한해동안 나와 같이 땀흘리고 자식을 키워낸 밭이다.
오늘은 대지에게 수고했다고 속으로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중얼거렸다.

야콘모종을 심기 전에는 사람을 못구해 같이 고민했었다.
비가 많이 와도 함께 걱정을 했으며, 비가 안와도 함께 갈증을 느꼈다.
바람이 심한 날이면 야콘대가 꺾이지나 않을까 같이 고민했었지.

야콘에 벌레가 끼고 굼벵이가 기승을 부릴 때는 유기농하는 농부의 마음을 같이 헤아려주곤 했었다.
야콘을 캘 때 일손이 부족할까봐 같이 마음썼던 대지...

그런 너는 나에게 있어 더없는 인생의 동반자였다.

그렇게 아내와 빈 밭을 쳐다 보았다.
어둠이 찾아들었다.



이 대지와 나는  눈속에서 겨울을 날 것이고 새해가 되고 봄이 되면 또 나와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할 것이다.

“대지여, 수고했다. 그럼 겨울잠을 잘 자거라.”

초보농사꾼 박찬득

아침하늘 (2008-12-01 20:38:34)  
잘은 모르지만 참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는 짐작을 해봅니다
시원하고 또 한편으론 허전하기도 하고 가슴에서 울컥 하는 그런 기분일까요?

초보농사꾼의 귀농일기를 보면 재방송을 보는 기분이랄까
아니면 예고편을 보고 본 방송을 보는 느낌도 들구요
아마도 다른 게시판에서 이것 저것 많이 주워들은 후에 시간 차가 나게 올라오는
귀농일기를 읽는 때문이겠죠 ㅎㅎㅎ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一株 (2008-12-02 10:16:11)
손바닥만한 텃밭이지만
가을의 마지막 일을 끝내고는
마음속으로 땅에게 꼭 한마디 합니다.
"애 쓰셨네"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을 만나니 반갑습니다.
한밤중 물통 속 부자 [7]
야콘모종의 비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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