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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5-아낌없이 주는 대추나무
작성자: 하늘마음   등록일: 2017-06-05 01:22:14   조회: 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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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하고 보니 이 터에 아주 아주 오래된 대추나무가 몇 그루 있었습니다.
오래된 대추나무는 귀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도 했지만 왠지 연고도 없는 이곳에 온 우리 가족에게는 할아버지, 할머니 같은 그런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저 좋기만 했습니다.

처음엔 조금의 대추를 열어 주었지만 날이 갈수록 구실을 못하고 몇 낱 열매를 달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대추나무가 밭 중간에 버티고 있어서 불편해도 잘 지내더니 어느 날, 귀농 주동자인 초보농사꾼이 달밭 한 가운데에 있는 대추나무를 베어야겠다고 합니다.
여간해서는 굵은 나무를 베지 않는 사람이 대추나무 때문에 농사짓는데 아주 힘들고 위험하다면서...

우리집에 다녀가는 사람들 중 몇 명이 저 대추나무 때문에 농사 일하기 힘들텐데 뭐하러 모셔놓고 있냐는 말을 했던 터였습니다.
내가 보기엔 그들의 말에 팔랑귀인 초보농사꾼도 어느새 세뇌가 된듯합니다.

농사를 조금 덜지어도 베지 말라고 했지만 농기계를 쓰는 초보농사꾼으로서는 다른 농부의 말이 더 설득력이 있었겠지요.

어느 날, 초보농사꾼이 대추나무를 베어냅니다.
오래된 나무를 베는 일이 초보농사꾼도 마음에 걸렸는지 며칠 고민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때가 2004년 4월의 일입니다.

그렇게 나무가 베어지고 나무를 정리하여 차로 실어내오며 초보농사꾼이 말합니다.
“나도 나무를 베지 않으려고 몇 년 버티었는데 나무 때문에 경운기며, 트렉터며, 관리기 일을 하는데 대추나무를 피하느라 위험했었어. 꼭 저 땅에 농사를 지으려고 한 것은 아니야. ”라며 자신도 많이 아쉽다는 말을 덧붙입니다.
위험하다는데 하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신도 베어내고 많이 마음이 쓰였는데 밭에 있는 또 하나의 대추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오늘날까지 쨍쨍하게 버티고 서 있습니다.

올해 4월이 되었습니다.
초보농사꾼이 달밭에서 일을 합니다.
거름을 펴고, 땅을 트렉터로 콩고물처럼 갈아놓습니다.
워낙 썩은 중고 트렉터를 산 것이지만 느릿느릿 그래서 제 할 일을 합니다.

그렇게 콩고물처럼 땅을 만들었으니 오늘은 골을 타고 비닐을 펴는 일입니다.
그것은 이제 관리기라는 기계가 합니다.

밭 중간에 있는 대추나루를 피하기 위해 관리기질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나도 조금이라도 일을 돕기 위해 참을 들고 밭으로 올라갔습니다.

땀흘려 일하다 쉬겸 참을 먹기 위해 대추나무 아래로 갑니다.
대추나무가 어여 와 쉬라며 손짓을 연신 해댑니다.
나무 아래 앉으니 자신의 몸으로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딱 우리 부부의 덩치만큼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괜시리 찡해집니다.

늙은 대추나무 그늘 아래서 참을 먹으며 한동안 쉽니다.
이 나이든 대추나무가 난 참으로 든든합니다.
이 나무를 보면 용맹정진하는 스님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나무에 등을 기대고 쉬고 있으면 어디선가 목탁소리가 들리는듯합니다.

하늘의 구름이 어찌나 푸른 바탕에 뭉글뭉글 이쁜지 가을인 듯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몸은 땀으로 젖었지만 봄꽃까지 피곤을 풀어줍니다.
주위가 핑크빛으로 눈부십니다.
이런 풍경 앞에서 난 꼬꾸라질 것 같습니다.

자연이 귀농 부부에게 베푸는 것이 이토록 많습니다.
이 보다 좋을 순 없습니다.

대추나무 그늘 아래 쉬웠으니 이제 또 일을 합니다.
그러다 또 덥고 힘이 들면 귀농 부부는 다시 대추나무 품으로 찾아듭니다.
그는 그늘을 만들어 주고, 바람을 불러줍니다.

갑자기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생각났습니다.
귀농 초에 베어버린 대추나무도 떠올라 애잔해져 옵니다.

순간순간이 감동인 삶입니다.
귀농하기를 잘 했다고 또 옹알이 하는 날입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426-삶은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룻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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