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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골편지393-하나하나 건너야 하는 것[2]
작성자: 하늘마음   등록일: 2015-07-10 01:47:25   조회: 1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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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앞 글의 2탄입니다.)

초보농사꾼은 인복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그 인복에 끊임없이 봉사하는 분은 한숨을 쉴지도 모르겠다. ^^
‘누구는 인복이 있어 편하지만 내 저 인간 때매 신역이 고되다’고 하면서 ..^^

그건 농담이고 그 놈의 ‘인연’ 때문에 신역이 고된 사람 중 한 사람은 단연 김승하님이다.
그러니까 그 분은 울진 한수원에 다니는 분이라서 시간이 넉넉하지도 않은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늘 주말을 이용해 산골의 등 가려운 곳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채시고 도와주러 오신다.

이번의 보일러실 화재 사건도 벌써 뉴스가 그의 귀에 들어 갔다.
우리집에서 일어나 많은 부분은 그 분의 귀에 전달되니 이 정도로 엄청난 일은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르겠다.

산골의 상하수도와 대부분의 전기공사에 대해서 어디서 어떻게 들어와 어디서 어떻게 선이 이어졌는지를 다 아신다.

앞의 글에서도 얘기했지만 오랜만에 귀국하신 보헤미안님이 며칠 머물면서 그 더운 날 용접을 다 해주시고 가셨다.

이제는 거기에 지붕만 올리고 고정하기 위해 지붕에 올라가 피스를 박아주는 일이 남아 있었다.



천장의 높이가 워낙 높아 지붕재 하나하나 낱장씩 끌어 올리는 일이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나의 기럭지가 좀 길다면 조금 더 수월했겠지만 지붕에 올라가 지붕재를 받는 초보농사꾼과 지상에서 이 짧은 기럭지로 낑낑거리며 올려야 하는 일이 애를 먹였다.

그러나 아무리 그 일이 애를 먹여도 덥디 더운 날 디립다 불꽃을 튀기며 용접을 하신 보헤미안님의 노고에 견줄 수 있을까.

그렇게 파란 지붕재를 올리고 일일이 피스를 박아주는 일이 끝났다.
귀농하고 이날 이때껏 집 뒤의 비감이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하던 소망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다고 화재로 잃은 것도 많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평생 시간을 내서 지붕 공사를 끝내고 그 지붕 아래서 겨울땔감과 온갖 농기구들이 평안한 안식(?)을 누리는 일은 없었지 싶다.

난 그곳에서 꽃 등 그늘에서 말려야 할 것들을 비 맞을 걱정 없이 떵떵거리며 말릴 수 있게 되었다.




그 뿐인가.
비가림이 없어 보일러실을 수도 없이 오가며 비를 죄다 맞고, 눈보라도 맞고, 우박도 맞았었는데 이제는 밖에 신발을 벗어 놓을 수도 있어서 여간 좋은 게 아니다.

여기까지 해놓고 나서부터는 김승하 님의 손을 빌려야 했다.
이제 다 타버린 온갖 전기를 안전하게 연결하고 전선을 끌어다 등을 다는 등의 일이었다.

물론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던지,” 쉬던지 해야 하는 황금같은 주말에 산골에 오셨다.
화재로 놀랐을 우리 부부를 위로하며 집 주위를 둘러본다.




점심에는 마침 송이철이라서 송이백숙을 준비했다.
송이향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에 자주 넣던 약재는 넣지 않고 오로지 송이와 대추만 넣어 백숙을 하면 송이향이 닭고기에 배여 맛도 향도 끝내준다.




전기공사가 끝나고 불을 켜니 그동안 어둠 속을 다녀봐서 심봉사가 눈을 뜬 것처럼 환한 세상을 맛보게 되었다.

제 아무리 잘났어도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여러 사람의 마음과 손길을 필요로 한다.
신은 사람마다 각각의 달란트를 주셨기에 그 달란트를 서로 나누어 가지며 세상을 살아가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서로 부대끼고, 아파하며, 서로 기뻐해주고, 위로해주며 살아가도록 말이다.



이번 화재로 얻은 교훈이 많다.
집까지 온전히 날릴 뻔하다보니 두 개가 있으면 하나를 나누어 주는 그런 마음이 생겼다.

모두 끌어안고 살았다면 다 불속으로 사라졌을 수도 있는 일 아닌가.
그러니 지금 현재 두 개가 있다면 언젠가 쓴다고 욕심껏 다 끌어안고 살지 말고 하나를 나누어주는 마음을 또 한번 다시 인식하게 되었다.

잃은 것만큼 얻은 게 있다면 이건 똔똔이 아니라 충분히 남는 장사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수정 (2015-07-15 11:15:01)
큰사고가 안나서 진짜 다행입니다.
하늘마음 (2015-07-23 22:05:34)  
수정님,

이제야 댓글을 보았네요.
맞아요.

큰 사고가 아니라서 정말 행운입니다.
불끄러오신 분들도 모두 이 정도의 불로 본채가 온전하다는 것은 정말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어요.

제가 봐도 보일러실이랑 본채는 손바닥 한 뺨 정도보다도 간격이 없었어요.
그래서 보일러실 어마어마한 불길이 본채의 유리창을 다 깨뜨릴 정도로 불길이 들어갔어요.

그 정도의 순간에 불길을 잡을 수 있었지요.
전 기대도 안했어요.
불길을 잡으리라는 걸....

자주 마실오세요.
날이 무지 덥더니 밤에는 선선하고 풀벌레 소리 들리네요.

평화로운 산골 밤의 정경입니다.

늘 행복하세요.

배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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