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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골편지317-이런 일도 있었다.
작성자: 하늘마음   등록일: 2013-03-13 01:05:43   조회: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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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땅에만 네 계절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영혼과 육신에도 네 계절이 있다고...

인간은 봄에 깨어나 여름에 자기의 힘과 삶에 대한 열정을 확인하고, 가을에는 사색에 잠기며, 겨울에는 자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다른 세계들을 관조한다고 했다.

난 이 산중에서 길고 긴 겨울 동안 내 자신의 내면을 얼마나 들여다 보았는지..
그리하여 다가올 봄에 제대로 깨어날 수 있는지 생각하니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어째 어질어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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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의 일을 풀어내려고 한다.
생각할수록 서리서리 아리함이 배어있는 일을 진작 하지 않았을까.

숨기고 싶은 이야기도 아닌데 말이다.
그것은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뒤섞여 있어서 쉽제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언제였던가.
아마도 6년 전의 일이었을 것이다.

어느 6월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고 전화를 받은 초보농사꾼이 사색이 된다.

본론으로 직행하기 전에 그 전의 상황을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

내용은 이랬다.
우리는 집 주위의 밭뿐만 아니라 새점밭에도 농사를 짓는다.

그곳은 집에서 차로 15분 정도 걸리는 경치가 끝내준다는 불영계곡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가을 걷이가 끝나면 바로 호밀씨를 뿌린다.

그 호밀은 수확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거름을 하기 위함이다.
그때도 가을 걷이 후에 호밀씨를 뿌려놓았었다.

그렇게 호밀씨를 뿌려 놓으면 다음 해 봄에 싹이 적당히 올라왔을 때, 갈아엎으면 좋은 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그 해도 그렇게 지난 해에 뿌려 놓은 호밀이 멋지게 자랐을 거라는 기대를 가슴에 품고 초보농사꾼은 썩은 트렉터를 몰고 보무도 당당하게 새점밭으로 출발했다.

워낙 연식이 오래 되어 툴툴거리는 트렉터를 모시고(?) 약 10키로 정도되는 새점밭까지 가닿으려면 하세월이었을 것이다.

죽은 사람 콧김만한 기력을 갖고 있는 트렉터로 데시벨을 있는대로 높이며 어찌어찌 도착하여 땅을 엎기 시작했다.

사단이 난 것은 그때였다.
아무리 썩은 트렉터라도 이 정도는 아닌데 도대체 되질 않더란다.

트렉터에서 내려와서 보니 트렉터 날에 호밀이 엉켜 돌아가지 않았던 것.
트렉터 날에 얽히고 설킨 것을 손으로 죽으라 뜯어내고 다시 새로 시작하면 다시 얽히고...

그렇게를 몇 번이나 깡다구있게 뜯어냈으나 도저히 안되겠어서 마침 산골에 이원무 신부님이 와 계셨었는데 신부님께 SOS를 친 것이다.
산골 가족의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주셨던 신부님은 낫과 칼 등 장비를 대동하고 새점밭으로 단숨에 달려가셨다.

트렉터 날에 호밀이 얽힐 때마다 낫으로도 잘라내고, 칼로도 잘라내기를 두 장정의 기운이 다 소진될 때까지 한 것...

우리야 우리 농사이니 그렇다지만 신부님은 어쩌다 큰맘먹고 멀고 먼 논산에서 산골에 오셨는데 손에서 오랜 시간 달려온 핸들의 진동이 사라지기도 전에 새점밭으로 달려가신 것이다.

그렇게 트렉터 날에다 대고 승산없는 노동을 얼마나 했을까.
결국은 밭을 갈아엎는 일을 포기하기로 했다.

이 지경이 된 이유는 호밀이 ‘적당히’ 자랐을 때 땅을 뒤집어 엎어 호밀이 땅에 섞여 거름이 되어주셔야 하는데 그 놈의 ‘적당히’의 때를 놓친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호밀이 너무 자라 트렉터 날에 칭칭 얽혀 땅을 뒤집는 일의 진도가 안나갔고, 엉킨 것을 뜯어내다가 지쳐 나자빠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결국 땅뒤집는 일을 포기했고...
즉, 농사꾼이 땅 뒤집기를 포기하겠다는 결정은 가슴 에이는 일이다.
그해 농사를 포기한다는 뜻이기에...

초보농사꾼의 농사에 대한 열정과 광적인 애착으로치자면 이건 그의 농사철학에 구멍이 뚫린 순간이기도 했다.

그 밭에 대해 올해 농사 포기라는 어마어마한 결정을 내리고 이마에 비비탄만한 땀방울을 주렁주렁 매달고 돌아온 초보농사꾼의 모습은 흡사 패잔병 같았다.

일이 여기서 끝나도 깔끔할까말까 고민해야 하는데 복병은 또 있었다.
한참 지난 어느 날 초보농사꾼의 한통의 전화를 받았고, 그 내용을 들은 초보농사꾼의 얼굴은 콘크리트처럼 굳어졌다.

<1부 끝> 곧이어 <2부>가 이어집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최일선 (2013-03-14 10:30:24)
2부 기다림
고구마 (2013-03-14 12:54:50)
재미있게 읽었어요~
2부 기다릴게요!^^
하늘마음 (2013-03-16 15:26:09)  
당수님,

2부.. 참 아린 일이라 글 쓰는 게 쉽지 않네요.
이제 다 써서 정리중...

배 소피아
하늘마음 (2013-03-16 15:28:53)  
고구마님,

이게 2부 올라갑니다.
따끈하게 올릴께요.^^

배 소피아
산골편지318-이런 일도 있었다(2부) [2]
산골편지316-산골 어르신들의 겨울나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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