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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병 편지1] 엄마를 잘 보듬어주세요.
작성자: 하늘마음   등록일: 2012-05-17 04:29:38   조회: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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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깨는 아직도 욱신거리세요?
개복숭아 묘목은 무사히 마저 심으셨고요?
몽고 천막은 아직까지 공장 한 구석에서 먼지만 먹고 있나요?>>

*

<<언젠가, 아빠가 선임에게 현역들이 멍청하게 방위 PX병에게 줄서라고 야단이나 맞고 다닌다며 모두 뺨맞은 얘기를 신나게 하셨었지요. 그리고는 문득 갸웃거리시며 이렇게 얘기하셨었지요.

"근데, 참 이상해. 군 생활이란 게 지금 생각하면 참 재밌는데 당시에는 왜 그렇게 싫고 힘들었을까?"
아빠의 이 말이 지금 제겐 큰 화두 중 하나랍니다.

정말 지금의 이 '장한' 군생활이 나중에는 유쾌한 추억이 될까?
그게 가능키나 한 걸까?

하기사, 이건 저는 물론이고 아빠도 군생활 내내 똑같이 한 질문이었겠지요.
시간이 흐르고 있긴 한 걸까?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지만 의구심은 의구심이고, 일단 흠잡을 데 없는 군인이 되는데  주력하려고요.
엄마 편지에도 썼지만, 내가 현재 어떤 의문을 가슴에 품고 있건 1년 9개월간은 의무적으로 군인으로서 나라를 지켜야 하니까요.

아참, 저 그리고 울진 연고지 복무해보지 않겠냐는 제안, 거절했어요.
이건 정말 좋은 기회니까 신중하게 생각해보라는 소대장님 말씀에 몇 시간 동안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결국 정중히 반려하기로 결정했어요.

휴가, 외박 등 자주 부모님 얼굴을 뵐 수 있다는 건 분명 큰 메리트이긴 하지만, 괜히 어설프게 부모님께 부담안겨드리기 싫고, 또 이왕 도전으로서 시작한 현역 생활, 끝까지 새로운 곳으로 도전해 가려고요.
실망시켜드려서 죄송해요.>>


*

<<...... 아빠, 끝으로 제 걱정은 마시고 엄마를 잘 좀 보듬어 주세요.
저야 젊은 놈이 좀 힘들고 짜증나고 해도 참고 버티면 그만이지만 엄마는 그렇지 못하잖아요.

행여나 이 편지나 제가 입던 옷보고 우시거든 짧게라도 위로의 말도 건네주세요.
매 편지마다 하는 인사치레 비슷한 당부가 아니라 이제 더 이상 엄마를 토닥여 드리지도, 아빠 어깨를 주물러 드릴 수도 없는
아들의 진심이 담긴 부탁이예요.

군대에 입대하니 해드릴 수 있는 거라곤 이 삐뚤삐뚤한 편지와 나라를 튼튼히 지니는 것 뿐이라는 게 이토록 가슴을 때릴줄 몰랐어요.
부디 안녕히 계세요.
나라는 제가 최선을 다해 지킬테니 밤에 편히 주무시고요.
기필코 자주 편지할게요.
진심으로 보고싶고, 사랑하고 존경해요. 우리 아빠.
건강한 몸으로 면회할 때까지 안녕히....>>

P.S : 만나서 의논드리고 싶은 일이 최소 수십 가지는 되는 것 같아요.
        여기서  의논할 사람을 찾을 수도 있지만, 누구보다 아빠와 의논하고 싶네요.
        입대한 후로 새삼 아빠를 다시 한번 존경하게 됐거든요.
        "싸제"음식 한상 가득 차려놓고 허심탄회하게 흉금을 터놓는 날을 꿈에서도 그리며 이만 줄입니다. 사랑해요! 정말로...

2012년 4월 22일 대구에서 아들 올림


신미영 (2012-05-17 10:31:27)
듬직한 아들로 키우셨네요. 아들이 마음이 벌써 어른입니다. 어른..스무살이라니 그 마음이요.
김성철 (2012-05-18 10:12:59)
군대간 아들이 아빠랑 엄마를 챙기는 모습이 찡합니다.
걱정안하셔도 될정도로 잘 키우셨네요. 두 남자가 부럽습니다.
귀농때매 들어왔다가 감동과 부러움만 안고나갑니다.ㅎㅎㅎㅎㅎ
하늘마음 (2012-05-18 15:02:25)  
신미영님,

마음이 약한 아이예요.
좀더 튼튼하고 강해져서 오겠지요.

제가 서울에서 키웠으면 아직도 철이 안들었을 거예요.
그런데 자연에서 키워서 감사한 일입니다.

올해 21살이 되었네요.
청춘이라 많이 배우고 오려고 정신을 많이 가다듬는다고 하네요.

배 소피아
하늘마음 (2012-05-18 15:04:11)  
김성철님,

네, 그렇게 마음써주네요. 엄마, 아빠를...
지 동생에게도 엄마, 아빠 힘들어도 잘 챙겨드리라고 부탁을 자주 하고요.

고3인 여동생에게...
그러면 고딩 동생은 기숙사에서도 자주 전화를 합니다.

핸드폰도 반납해서 전화 한 번 하는 ㄴ것이 하늘에 별따기일텐데...
귀농해서 복받았습니다.ㅎㅎ

배 소피아
[훈련병 편지2] "아파도 당당하게" [4]
[5] 아들의 영혼을 위해 시를 필사하는 밤 [6]

  [훈련병 편지1] 엄마를 잘 보듬어주세요. [4]  하늘마음  2012/05/17 1258
   [re] 이제는 엄마의 위로자가 되었구나.  하늘마음  2012/05/20 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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