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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병 편지4] 남다른 꿈을 꾸기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다는 게..
작성자: 하늘마음   등록일: 2012-06-02 15:46:24   조회: 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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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한동안 편지가 오지 않기에 ‘우리 엄마 바쁘구나...’ 하고 매일 기도하고 있었는데 오늘 편지 3통이 한번에 왔더라.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저번 주가 ‘사격주’라고 해서 일주일 내내 걸어서 30분 걸리는 사격장 가서 10시간 가까이 매일 훈련했는데, 그 누적 피로까지 정말 말끔하게 해소되더라. 웃기지?
나도 인정하긴 싫지만 군인이 되어가는 중인가봐.

글 실력이 녹슬지 않도록 수첩에 어떤 말이건 꾸준히 적으라는 당부 읽고 정말 무릎을 탁 쳤어.
요새 내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점과 정확히 일치하는 해법이었거든.

요새 편지 하나를 써도 문장력이 영 시원치 않고, 사색을 하려해도 뭐랄까. 뇌의 어떤 부분이 뻑뻑해졌달까.

사고가 유연하게 흘러가질 않더라고.
그게 요새 내겐 큰 고민이었어.

난 군대에서 인간되서 나가야 하는데, 제대하고 곧장 비상할 수 있도록 사고의 날개를 단련하고 또 단련해야 하는데 머리가 점차 굳어가니...

그래서 약10일쯤 전부터 뭐든 수첩에 기록하고 있었어.
반득 스쳐지나간 단상들, 엄마가 보내준 시에 대한 감상들, 내가 남들 다 두 다리 쭉 뻗고 멍 때릴 때 펜을 들어야 하는 당위성 등 문장을 이루는 모든 생각들은 정리해서 기록하려고 하고 있어.

내 기억에 박경철 원장이 책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
‘내 사고의 크기는 곧 내 언어의 크기이다!’라는 말.

생각은 언어로 이루어지고 정리되고 표현되니 자연스레 언어의 그릇이 넓은 사람은 사고의 그릇도 크지 않겠느냐는 글이었던 것같아.

이 글은 읽을 때도 고개를 크게 끄덕였지만, 군대와선 정말 몸으로 체험하는 중이야.
엄마 편지를 제외하고 여기서 읽는 대다수의 언어가 단조롭고 삭막한 것들 뿐이다 보니 자연스레 내 언어 세계에도 타격이 오는 모양이야.

하지만 난 大 철학과 학생이잖아?
군대에 왔다고 해서 사고의 유연성을 잃어서야 쓰겠나.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뇌를 팡팡 돌려서 인간될테니 걱정마셔.

엄마가 보내준 칼릴 지브란의 격언 중에서 그런 말이 있었지.
‘생각을 한다는 것은 고된 노동이다.
생각하는 사람이 그토록 적은 이유가 바로 그래서이다‘

이 격언도 여기 군대에 와서 읽었기 때문에 나를 그토록 전율시켰을 거야.
여기 와서 절절하게 느꼈거든.

생각하는 것이 정말 고된 노동이라는 걸.
물론 매순간 머릿속에 스치는 상념이랄까 하는 것은 있지.

아침, 비몽사몽으로 침낭을 갤 땐 ‘아, 진짜 피곤하다!’
내리쬐는 태양 아래서 훈련 대기할 때는 ‘대체 언제 끝나나? 짜증나!’ 등 ..

하지만 이건 그냥 습관적인 하나의 푸념일뿐 ‘생각’이 아니지.
나를 발전시키는 건 오직 생각뿐인데 군대에선 이게 힘들어.
하지만 어쩌겠어. 군복무는 의무이고 생각을 통한 내 발전도 의무인걸.

어렵다 힘들다 투정만 부릴 순 없지.
기어이 해낼테니 두고 봐.>>


*

<<엄마, 난 정말이지 멋지게 성공하고 싶어. 신기하지?
모든 게 단절되고 통제되는 이곳 훈련소에서 야망의 불길이 줄어들긴커녕 어느 때보다 뜨겁게 타오르다니.

이 야망이 어디서 기인했는지는 너무나 자명해서 물을 것도 없지.
난 엄마 아들이니...
그 엄마에 그 아들인게지.

하지만 어릴 때처럼 무턱대고 꿈만 크게 꾸진 않아.
아니, 꿈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지.
다만 지금은 남다른 꿈을 꾸기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다는 게 차이점일 뿐.

다음 주에는 15Km 주간행군과 화생방 훈련을 해.
행군이야 뭐 딴 사람도 아닌 내가 불합격할 리는 없고, 화생방은 TV에 나오는 것처럼 눈물, 콧물 다 쏟는 훈련이 전혀 아니래.
엄마, 행복하게 또 한 주 지내셔.

되도록 또 편지할게.
잘 읽어준다니 고맙네.
많이 쓸게.
그럼 이만...
5월 24일을 그리며....>>

2012년 5월 5일
대구에서 아들씀

[훈련병 편지5] 군 생활도 이와 같지 않을까.. [4]
[re] 그 절창을 기억하는구나.

  [훈련병 편지4] 남다른 꿈을 꾸기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다는 게..  하늘마음  2012/06/02 870
   [re] "우리 엄마, 잘 살아"  하늘마음  2012/06/03 1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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