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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병 편지6] 정신 바짝 차리고 군생활해야겠어요.
작성자: 하늘마음   등록일: 2012-06-19 23:12:38   조회: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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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오늘은 주말인데도 이래저래 바빠서 도무지 두 분께 각각 편지쓸 시간은 안날 것같아 부득이 같이 씁니다.
죄송해요.^^

돌아오는 주의 목요일, 그러니까 실질적인 훈련이 사실상 종료된 후에야 다시 예전처럼 편지할 수 있을듯해요.

오늘 성당에 갔더니 훈련 얼마나 남았냐고 묻기에 다다음주에 수료식이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벌써 그렇게 되었느냐고 깜짝 놀라더군요.

하기사 놀랄만도 하죠.
맨 처음 성당에 가서 특유의 점잖고 차분한 성당 분위기에 크게 위로받았던 게 바로 어제처럼 선명한데 이제 수료가 코앞이라니...

이렇게 새삼 감상에 젖어 있는데 분주한 발걸음 소리와 함께 다른 훈련병들이 우르르 들어오더라고요.

이름표를 보니 저희 후배 기수인 1중대와 4중대(공익 전담중대)더라고요.
빡빡민 머리가 생소한 지 성당 여기저기 살피기 바쁜 눈동자까지, 약 4주전의 제 모습과 영락없이 겹쳐서 신기하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고...기분 참 이상했어요.

그러고 보니 며칠 전에 4중대 입소식을 우연히 봤을 때가 떠오르네요.

푹푹 찌는 더운 날, 훈련이 많이 바빠서 점심 먹고도 잠깐 앉지도 못하고 대기중인데 갑자기 연병장으로 자가용이 한 대, 두 대
들어오는 거예요.

'어? 설마'하고 유심히 보니 맞더라구요.

캡 모자 벗어들고 앞장 서 걸어가는 입소자들, 부질없는 위로라도 한 마디 더 해주려는지 종종 걸음으로 아들을 쫓아가며 말을 거는
부모님들...

얼마 전 저의 모습이었지요.
시간을 그렇게 소리 소문도 없이 흘러서 오늘 이 자리에 제가 있는 거라 생각하니 묵직한 것이 치받치더라구요.

다시 저는 이렇게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저를 맡기겠지요.
그러나 몸은 거기에 내 맡길 수 밖에 없지만 저의 정신만큼은 꿈을 잃지 않을 것이고, 하나라도 배우고 발전한 모습으로 제대하기 위해 깨어 있을 거예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

*

<<저야 상근이 싫다고 다른 청춘들이랑 똑같이 군대생활을 하려고 지원해서 온 것이기때문에 공익들을 보며 후회는 전혀 없었어요.
다만 저 공익들은, 혹은 상근들은 훈련소를 수료함과 동시에 이래저래 제 살길을 찾아나설텐데, 난 여기서 뒤처지고만 있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 갔어요.

몽롱한 반 수면 상태에서 날카로운 자명종 소리를 듣고 화들짝 깨어난듯한 기분.
정신 바짝 차리고 군생활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여기서 다만 삽질 잘 하는 요령이라도 배워곡, 다만 1Cm라도 성장해서 나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영락없이 남들보다 2년 뒤처지고 마는 거라는 자각이 고개를 들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뭘 하나 배우든, 뭘 하나 듣든지 간에 칼같이 암기해서 곱씹어 보는 중이에요.
훗날 내 정신을 성장시킬 자양분이 되도록...>>

*

<<딴 건 몰라도 군대의 가장 확실한 장점은 정말 다양한 인간 군상과 생활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인듯해요.

어떤 인간도 완전히 선하지도, 완전히 악하지도 않다는 것, 존경해야 할 점이 있다면 결코 물들어선 안 될 점도 공존한다는 것 등 ‘사람공부’를 가장 가까이에서 직접 경험함으로써 배울 수 있는 곳이 군대라는 것, 알고는 있었지만 새삼 몸으로 느끼니 새로워요.

재력, 학벌 등 어떤 것에도 차별없이 같은 머리를 하고, 같은 생활을 이 모든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는 오직 이곳, 군대에서 뿐이겠지요.

사회에서라면 어떤 식으로든 차별 대우 받게 될 것이고, 끼리끼리 모여 생활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아참, 언제 써도 편지 마무리는 참 힘드네요.
뭐랄까, 하나의 대화창을 닫는 기분이라 섭섭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것도 덤덤히 넘길줄 알아야겠죠?
군생활은 이렇게 흘러가는 것일테니..

이제 만나서 힘껏 끌어안을 날이 정말 코 앞이네요.
더 멋진 남자로, 아들로 다시 태어나야 할텐데...
노력할게요.>>

그럼 24일에 뵈요. 안녕!

2012년 5월 13일

대구에서 아들 올림

P.S -- I have a dream. --마틴 킹 루터 목사--

[훈련병 편지7] 삶의 짐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21]
[8] 유목민처럼 단촐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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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아들아, 살아보니 그렇더구나.  하늘마음  2012/06/25 3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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