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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말씀만 하소서
하늘마음
[2015-08-17 03: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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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이야기로만 들었었다.
박완서님께서 암투병중이든 남편을 잃은지 3개월만에 외아들을 읽었다고...

그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까 가끔 떠올려보곤 했었다.
내게 그런 고통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 일은 가끔 떠올려져 내 고통과 견주어 보곤 했었다.

참척의 고통과 슬픔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이 견주어 보고, 헤아려보고, 다 아는 것처럼 여기는 것만큼 주제넘은 일이 있을까.

작가는 애시당초 책 첫머리에 언급했다.
"이건 소설도 아니고 수필도 아니고 일기입니다.
훗날 활가자 될 것을 염두에 두거나 누가 읽게 될지도 모른다는 염려 같은 것을 할 만한 처지가 아닌 극한 상황에서 통곡 대신 쓴 것입니다. "라고...(본문 7쪽)

88올림픽이라는 흥분과 기대가 팔팔할 때 여름 아들은 잃은 작가.
내리 딸을 넷이나 낳고 네째 딸의 이름은 특별히 지을 정도로 기다리던 막내 아들이었단다.

슬픔과 고통이야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천주교 신자인 작가는 "하느님 당신도 실수를 하는군요. 그럼 하느님도 아니지요."라며 통곡을 한다.
자신에게 지금 희망이 있다면 죽어가는 있다는 것뿐이라고 고백한 작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마취과 레지던트로 근무중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등진 아들을 부르며 몸부림치는 에미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그 마음이 어떨까, 그 마음이 어떨까'를 되뇌이며 책을 읽었다.

"아들의 죽음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나서 한 생각 중 꽤 괜찮은 생각은 앞으로 나에겐 기쁨도 없겠지만 근심도 없으리라는 거였다."(본문 50쪽)

사람이 커다란 고통을 받고 나면 그 다음은 거침없이 흘러간다는 사실을 난 안다.
워낙 큰 고통이 매듭이 되어 그것을 밟고 올라가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귀농하고 깨달았다.

그러니 가끔은 고통이 약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그건 힘든 고통을 어떻게든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발버둥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훗날 돌아보면 그렇게 세상 일이 지나온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천주교 신자인 작가는 끊임없이 신에게 묻고 항의한다.

"내 아들의 죽음의 의미는 뭘까?
죽음 후에도 만남이 있을까?
그 애의 죽음은 과연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을까?
신이 있기나 있는 것일까?
인간의 기도나 선행과는 상관 없이 인간으로 하여금 한 치 앞도 못 내다보게 눈을 가려놓고 그 운명을 마음대로 희롱하는 신이라면 있으나마나가 아닐까?" (본문 69쪽)

누구나 어마어마한 고통 앞에서는 신을 떠올린다.

'내가 뭘 그리 잘못 살았다고...'
'신이 있는걸까?'
'왜 하필 나지? 신이 착각한 건 아닐까?'라며 끊임없이 거부한다.

작가 역시 "신, 당신의 존재의 가장 참을 수 없음은 그 대답 없음이라"고 했다.
아무리 부정하고 화를 내고 울분을 토해내도 대답 없는 신 앞에서 얼마나 자식 잃은 에미로서 화가 나고 이해할 수 없었는지 극명하게 나타내주는 대목이다.

작가가 신에게 묻는 한 가지는 "도대체 내가 무엇을 그렇게 크게 잘못했기에 이런 무서운 벌을 받아야 하느냐"는 거였다.

그랬을 거다.
에미가 잘못 살아서 자식이 이처럼 엄마를 앞세워 서둘러 이승에서의 좌판을 접었다고 말이다.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엄마되는 사람은....

지금 고통을 받는 사람을 보고 그가 죄가 많고, 당연히 받을만한 짓을 해서 그렇다며 자업자득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봤다.
그 중 한 사람은 몇 년 전에 40후반에 뇌출혈로 이승의 삶을 정리했다.

자신과 각을 세우는 관계라고 해도 해서는 안될 말이다.
나이도 50줄이니 어린 것도 아닌데...

그 사람은 무슨 용기로 그런 말을 하는지 안타깝다.
그 논리라면 본인은 살면서 아무 고통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누구의 삶이든 고통은 있다.
끊임없이...

그렇다면 자신의 고통도 자업자득이라는 잣대를 들이대야 맞다.
과연 그럴까??

자신의 생각이 진리인양 떠벌리는 것이 그것이 남을 향한 독설일 때 조심해야 하며 거기서 인격이 드러난다.
진심으로 세상을 제대로 사는 사람은 타인의 고통에 자신의 어설픈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다.

작가의 고통이 녹아나는듯 하여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제는 작가도 고인이 되어 지금쯤 아들과 만나 손을 잡고 끌어안았을지도 모르겠다.

사는 일은 죽는 일과도 상통한다.

나의 신앙심에 힘이 빠져 있다고 느낄 때, 다시 한번 꺼내 보고 싶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은행장
08.17. 04:11  
애고...
오래전 포세이돈어드벤처 영화의 한장면이떠오르는군요...

뒤집혀진배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목사의 인솔로,

거꾸로 한계단씩,한층씩, 하늘로치솟은 배밑으로올라오더군요...

부비트랩길통과하듯, 지날때마다, 고비고비, 난관속에, 생존자는 점점줄어들지요.

거의 마지막관문앞에서, 커다란 난관에봉착하더군요, 유일한통로앞에놓인 , 밸브에서 커다란불길이

뻗쳐나오고, 밸브를잠가야, 불이꺼져 통과할수있었던듯합니다.

몇번시도끝에, 결국 인솔자였던 목사가, 불길속에 밸브를잠그러 도전하지요.

밸브를잠궈, 불길을잡고, 생존자들에게, 출구를열어주는데, 성공하지만

목사자신은 결국희생되지요..

불길속에뛰어들기전 목사는 절규하더군요...

도와달라는소리안할테니까, 제발 방해만하지 말아달라고...


남의불행에, 위로는못할망정...

사악하고,교만한마음은, 결국 화를부르겠지요..
하늘마음
08.19. 11:05  
은행장님,

침묵하면 자신의 주장이 맞다고 알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그렇게 두었어요.
남의 안좋은 일을 자업자득이라 확신하는 말을 하는 사람이라 그냥 침묵이 약이라는 생각을 하는 거지요.
나이도 50줄인데...

세월이 조금 지나고 보니 안스러운 마음이 들어요.
절대로 남의 불행이나 고통, 큰 고통이든 작은 고통이든 그렇게 언급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아무도 없지요.
작은 고통을 안당하고, 작은 불행이라도 겪지 않고 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으니까요.

그러니 자신의 그 고통과 불행은 뭐라고 설명할지...

그러나,
서로 위로하고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려는 이들이 훨씬 많으니
그런 분들과 향기를 묻히며 살아가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아이들이랑 영화를 보았는데 이거 제목이...
온가족이 둘러앉아 보는 영화는 어떤 영화가 되었던 재밌고, 의미있더라구요.

서로 느낌은 종알거리면서...

영화관에서 본 건 <변호인>이 마지막...ㅠㅠ

배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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