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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로 가는 길
하늘마음
[2015-09-29 04: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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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헤세 글을 많이 읽고 있다.
그리고 헤세 관련 글도 많이 읽고 있다.

한 작가의 책을 이렇게 계속 읽기도 흔치 않은데 말이다.
거기다가 정여울 작가의 책도 요즘 많이 읽고 있다.

사실 어느 작가의 감명깊은 책을 읽으면 그 작가의 최근 작 모두를 사서 읽는 것은 나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정여울 작가의 책을 많이 읽고 있다.

정여울 작가의 여행 책 역시 인문학적 접근을 하고 있어서 마음이 출렁일 때가 많았기 때문에 또 다시 <헤세로 가는 길>을 사들었다.

"입시 지옥에서 헤맬 때는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고 있었고, 내가 누구인지 스스로도 알 수 없을 때는 <데미안>을 읽고 있었으며, 내게는 도무지 창조적 재능이 없는 것 같다 가슴앓이를 할 때는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읽고 있었다.
의미 없이 나이만 먹는 것 같아 가슴이 시려올 때는 <싯다르타>를 읽고 있었으며, 내 안의 깊은 허무와 맞서 싸워야 할 때는 <황야의 이리>를 읽고 있었다."(본문 7쪽)

나 역시 엇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래서 더 애틋하게 읽은 책이고 여행을 좋아하는 작가가 헤세를 따라 여행하며 그의 작품세계로 인도하는 책이라 아껴서 하루하루 밥처럼 읽었다.

다 알다시피 헤르만 헤세는 독일 칼브에서 태어났으나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을 때 전쟁으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글을 써서 스위스의 작은 시골에서 정원을 가꾸며 살았다.

요즘 읽은 헤르만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에서도 그가 자연을 통해 얼마나 치유를 받고 있으며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헤세는 <싯다르타>에서 이렇게 속삭인다.
우리 안에는 저마다 하나의 은밀한 장소, 숨은 피난처가 있다고. 우리는 언제나 그 속에 틀어박혀서 자기 자신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하지만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인간은 참으로 적다고.
헤세 박물관은 바로 그렇게 내 안에 틀어박혀 스스로와 수다를 떨기 딱 좋은 아늑한 고요로 가득하다."(본문 47쪽)

이 말은 진리라며 형광펜으로 줄을 빡빡 쳐두었다.
우리는 바쁜 중에도 이런 피난처에서 영혼을 씻고, 상처를 보듬고, 쉬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그렇게 한 자만이 보다 질좋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사랑받는 대작가는 소박한 삶을 좋아했다.
다 헤진 작업복을 버릴 때에도 그는 아픔을 느꼈을 정도니까...

정여울 작가도 말했지만 나 역시 그렇게 느꼈다.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을 보면서 소로우를 보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소박하고, 자연을 좋아하며, 자연 속에서 삶을 일궈나가는 모습에서 그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내가 헤세를 좋아하는 것은 그의 작품 때문만이 아니다. 나는 그가 삶을 사랑하는 방식을 동경한다.
그는 인생을 즐기는 비밀이 작은 기쁨을 누리는 능력에 달렸음을 알고 있었다.
유쾌한 천성, 끝없는 사랑, 그리고 삶을 즐길 줄 아는 낭만과 서정.
그것이야말로 삶을 축복으로 만드는 능력이다."(본문 115쪽)

나 역시 그렇다.
헤세의 그 소박함, 자연을 좋아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또 스스로를 치유할줄 아는 사람이기에 닮고 싶었다.



"그는 노벨문학상을 비롯한 각종 문학상을 받았을 때도 좀처럼 시상식에 나타나지 않고 몬타뇰라에서 조용히 지냈다."(본문 338쪽)

헤세는 우울증도 앓았고, 아픔을 안고 살았는데 융을 만나면서 많은 도움을 받는다.
그가 늦은 나이에 그림을 그리게 된 것도 융 덕분이다.

사람은 인생길에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고 믿는다.



40세가 되어서 시작한 그림도 그렇게 수수할 수가 없다.
얼마 전에 아들 선우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서울에서 엄마가 좋아하는 헤르만 헤서전을 하니까 이 달 말까지 올라와 보라고....

너무 보고싶었다.
그러나 결국 가지 못했다.
그 아쉬움이란....

이 책 중간에는 헤세의 작품이 소개되면서 그의 인생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오래 전에 읽어 감흥이 얉아졌던 내용들이 반짝반짝 다시 빛나는 시간이었다.

헤세를 따라가면서 찍은 정여울 작가의 사진과 헤세가 그린 그림과 글들이 한데 어우러져 수채화처럼 은은하고 정겨운 형식으로 짜여진 이 책을 만난건 내게 큰 기쁨이었다.



농사 일을 하면서 중간중간 밭가에서 쉴 때 몇 쪽씩 읽는 맛이란...
이 책은 많은 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여행하면 환장을 하는 내게 자극이 된 건 사실이다.
그리하여 당장 독일로 그를 따라 떠나고 싶은 충동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을 휘감고 돌았다.
그래서 실천을 하기로 했다.

설렌다.
그의 고향에 간다는 사실이....
그러기 전에 한 번 더 읽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유럽의 어느 노천 카페 앞에서 차를 마시며 울타리를 떠나온 자유로움에 젖어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대도 다른 이의 삶에서 나의 삶을 비추어보는지....
그렇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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