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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필요한 시간
하늘마음
[2012-05-21 03: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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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아이들이 먼저 읽고 내게 강추해준 책이다.
주현이야 2주일에 한번씩 집에 오니 엄마도 좋아할 책이라고 했고, 선우는 일일이 작가도 소개해주면서 추천을 해주었다.

이 책 역시 발라당 뒤로 넘어가는줄 알았다.
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작가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고 시작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어린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듯 그렇게 진지하게...
아이들이 읽고 추천해주는 말을 듣고 나면 완전 빠진다.
설명을 워낙 잘 해주는 아이들이라서...

그것은 아마 좋은 책이라 엄마에게도 그 좋은 것을 전해주려는 마음이 작용해서 일 것이다.
좋은 것은 무조건 자식에게 해주고 싶은 엄마와 같은 마음이겠지.

그래서 이 기회에 인터넷에서 강신주 박사의 강의 동영상을 보았다.
정말 명쾌하고, 감동적인 모습이었기에 이 책이 더 짙은 글씨로 눈에 들어왔다고 할 수 있다.

“니체는 말한다.
우리 정신은 세 단계를 거치게 된다.
첫 번째는 ‘낙타’로 비유되는 정신이다.
아무런 반성 없이 일체의 사회적 관습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정신이다.
마치 낙타가 주인이 등에 짐을 올리면 아무런 저항 없이 실어나르는 것처럼 말이다.
두 번째는 ‘사자’로 비유되는 정신이다.
낙타와 달리 사자의 등에는 그의 의지를 무시하고 어떤 짐도 올릴 수가 없다. 짐을 올리려면 사자를 죽여야 할 것이다.
사자의 정신은 일체의 억압을 부정하는 자유정신을 상징한다.
세 번째는 정신의 마지막 단계, 즉 인간이라면 반드시 도달해야 하는 ‘아이’의 정신이다.
니체의 아이는 솔직함과 당당함을 상징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는 과거를 맹목적으로 답습하기보다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힘을 가진다.
동양의 이지나 서양의 니체가 모두 동심, 즉 아이의 마음을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한다. .....................솔직함과 당당함! 자신이 느끼는 것을 있는 그대로 노로하는 솔직함! 대부분의 사람들이 옳다고 해도 거기에 현혹되지 않는 자유인의 당당함! 분명 이지보다 니체보다 김수영보다 지금 우리는 아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과연 우리는 그들만큼 솔직하고 당당한가!....(본문 44~45쪽)

이 책을 읽으며 몇 번이고 옹알이 한 말 중 하나가 “솔직하고 당당한가!”라는 것이었다.
사람이 오래 기억에서 떠올리다 보면 실천을 하나하나 눈 앞으로 닥아온다고 믿는 나로서는 미래가 밝다고 볼 수 있다.

‘솔직하고 당당한가’에 대한 물음에 대한 나의 미래가...^^
그래서 책을 읽고 아이들에게 책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런 효과가 있기에...

우선 이쯤에서 작가를 소개해야겠다.
나야 아들 선우에게 상세한 설명을 받았지만...^^

1967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장자철학에서의 소통의 논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 상상마당 등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출판기획사 문사철의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강단철학에서 벗어나 대중 아카데미 강연들과 책을 통해 자신의 철학적 소통과 사유를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를 원한다. 우리 삶의 핵심적인 사건과 철학적 주제를 연결시켜 포괄적으로 풀어간 『철학, 삶을 만나다』, 장자의 철학을 ‘소통’과 ‘연대’의 사유로 새롭게 해석한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원치 않는 욕망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자본주의 비판을 시도한 『상처받지 않을 권리』, 우리 시에 비친 현대 철학의 풍경을 담은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기존의 연대기적 서술을 지양하고 56개의 주제에 대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철학자들을 대비시킨 철학사 『철학 VS 철학』 등을 펴냈다. 동양철학 전공자이면서 서양철학의 흐름에도 능한 그는 쉽게 읽히는 철학을 지향하고, 철학과 문학을 동시에 이야기하며 이성과 감성을 만족시키는 철학자이다.

저자 소개에서처럼 철학을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점에서는 높이 평가하고 싶다.
사실 철학하면 딱딱한 논리나 이론 등이 먼저 떠오fms다.

그러나 그런 느낌을 완전히 뒤바꾸게 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늘 말하는 것이지만 아무리 좋은 이론이든, 사상이든, 자기 주장이든 책을 읽는 독자가 어려움을 느끼고 그로 인해 그 학문이나 이론까지 멀리하게 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안타까운 일이다.

“나는 이 책에서 참다운 인문 정신, 그리고 그 솔직한 목소리를 모으려고 노력했다. 모아보니 48가지 목소리가 되었다........첫 번째는 나 자신의 삶과 내면과 관련된 것들이고, 두 번째는 나와 타자의 관계와 관련된 것이며, 마지막 세 번째는 나와 타자를 둘러싸고 있는 구조, 혹은 환경과 관련된 것들이다...”(본문 17쪽)

그 48가지 목소리를 죄다 소개하면 이렇다.

1.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후회하지 않는 삶은 가능한가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나의 욕망은 나의 것인가 라캉, 에크리
페르소나와 맨얼굴 에픽테토스, 엥케이리디온
개처럼 살지 않는 방법 이지, 분서
자유인의 당당한 삶 임제, 임제어록
쇄락의 경지 이통, 연평답문
공이란 무엇인가 나가르주나, 중론
해탈의 지혜 혜능, 육조단경
신이란 바로 나의 생명력이다! 최시형, 해월신사법설
습관의 집요함 라베송, 습관에 대하여
생각의 발생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지적인 통찰 뒤에 남는 것 지눌, 보조법어
관점주의의 진실 마투라나, 있음에서 함으로
언어 너머의 맥락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
마음을 다한 후에 천명을 생각하다 맹자, 맹자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 에피쿠로스, 메노이케우스에게 보내는 편지



2. 나와 너의 사이

자유가 없다면 책임도 없다 칸트, 실천이성비판
집단의 조화로부터 주체의 책임으로 레비나스, 시간과 타자
자유와 사랑의 이율배반 사르트르,존재와 무
타인에 대한 배려 공자, 논어
수양에서 실천으로의 전회 정약용, 맹자요의
사유의 의무 아렌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기쁨의 윤리학 스피노자, 에티카
선물의 가능성 데리다, 주어진 시간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감수성 정호, 이정집
섬세한 정신의 철학적 기초 라이프니츠, 신 인간 오성론
여성적 감수성의 사회를 위해 이리가라이, 나,너,우리
사랑의 지혜 장자, 장자
누구도 사랑하지 않아서 누구나 사랑할 수 있다는 역설 원효, 대승기신론소ㆍ별기
설득의 기술 한비자, 한비자
논리적 사유의 비밀 아리스토텔레스, 분석론 전서

3. 나, 너, 우리를 위한 철학

웃음이 가진 혁명성 베르그송, 웃음
아우라 상실의 시대 벤야민,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
새로움이란 강박증 리오타르, 포스트모던의 조건
자본주의의 진정한 동력 좀바르트, 사치와 자본주의
유쾌한 소비의 길 바타유, 저주의 몫
여가를 빼앗긴 불행한 삶 드보르, 스펙터클의 사회
운명은 존재하는가 왕충, 논형
미꾸라지의 즐거움 왕간, 왕심재전집
덕, 통치의 논리 노자, 도덕경
사랑, 그 험난한 길 묵자, 묵자
약자를 위한 철학 베유, 중력과 은총
주체로 사는 것의 어려움 바디우, 윤리학
결혼은 미친 짓이다 헤겔, 법철학
우발성의 존재론을 위하여 들뢰즈, 천 개의 고원
잃어버린 놀이를 찾아서 하위징아, 호모 루덴스
치안으로부터 정치로 랑시에르, 정치에 관한 열가지 테제
진정한 진보란 무엇일까 마르크스,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

사실 목차는 소개하지 않으려고 했다.
목차만 읽으면 무지 어려울 것같고, 딱딱할 것같고, 꼬장꼬장할 것같아서다.

그러나 작가는 그런 점을 인식했는지 편하게 풀어서 읽는 사람이 거리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해주었다.

그는 머리말에
“간혹 어떤 책은 저에게만 보내는 연애편지와 같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합니다.
파울 첼란(1920~1970)이란 시인은 이렇게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자신의 시는 “유리병편지”와 같은 것이라고 말이지요..................지금까지 저는 수많은 유리병편지를 받았습니다.
발신자는 스피노자, 장자, 나가르주나, 원효 등과 같은 철학자였습니다.
매번 편지를 받아 펼쳐볼 때마다 저의 고독과 외로움은 경감되었을 뿐만 아니라 저는 인간적으로 성장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 편지들을 통해 제 사유와 삶이 외롭지만은 않다는 위로를 받았으며, 동시에 제 속내를 표현하는 관점이나 기법도 아울러 배울 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 역시 그랬다.
그래서 고독, 외로움뿐만 아니라 상처받은 마음도 치유되었고, 꿈을 꾸게 되었고, 보다 긍정적인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고, 무엇보다 실천을 따르는 삶을 살게 되었다는 점에서 책은 요술지팡이라고 할 수 있다.

"라캉에 따르면 불행히도 여러분이 생각하고 있는 여러분의 모습과 실제로 살아가고 있는 여러분의 모습은 일치하지 않는다.
전자는 페르소나라면, 후자는 맨얼굴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페르소나를 찢어버리고 맨얼굴이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오직 그럴 때에만 우리는 자신의 삶을 연기가 아니라, 삶으로서 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인문학이 우리에게 페르소나를 벗고 맨얼굴로 자신과 세계에 직면할 수 있는 힘을 주려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본문 15쪽)

딸 주현이는 그나마 깨끗하게 책을 읽는 편인데 아들도 나도 줄치면서 책을 읽다 보니 아들이 친 줄과 내가 친 줄, 겹친 줄이 있으니 책은 아주 현란하다.
총천연색 펜으로 줄이 그어져 있어서...

저녁이면 가끔 책 아무 쪽이나 펴서 줄친 부분을 읽고 묵상하는 맛이 솔솔하다.
아이들이 점점 커가니 그들이 먼저 읽고 환장하여 내게 강추해주는 책이 점점 늘고 있다.
또 그런 책이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는 점 또한 신기한 일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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