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마음농장 홈페이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호랑가시나무의 기억(이성복)
하늘마음
[2012-08-15 02:53:44]
첨부파일 : 893200630x_1.jpg (14.7 KB) 다운로드받은 횟수 : 7
IP :

소설이나 다른 장르도 그렇지만 시는 시인의 삶에 대해 알고 읽는 것과 모르고 읽는 것은 천지차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 중에서 김수영의 시가 그렇지싶다.

뭣도 모르고 읽을 때는 얼마나 어렵고 난해하던지...
그러나 그의 사생활이나 살아온 여정을 조금이나마 알고 읽으니 전에 읽었을 때의 감흥과 딴판이다.

그때 알았다.
시야말로 시인의 울음으로 짓는다는 것을....

삶이 처절하고 서글프고 아리할수록 시는 더더욱 읽는 이를 진동케한다는 것을....

이 시집은 아주 오래전에 출판된 시집이라 벌써 누런 색을 띠고 있다.
종이게 하야면 왠지 질리는 면이 있는데 오히려 누런 빛을 띠니 푸근하게 느껴진다.

책 초입에 自序라고 쓴 글을 소개하고 싶다.

"더 이상 붙들고 있어 나아질 것이 없을듯해서, 지난 이태 동안 끄적인 것들을 묶어 세상에 부친다.
얼핏 글에 대한 입맛을 조금씩 되찾아가는 느낌이 들기도 하나, 글로부터 사랑받을 자격이 없음을 뼈저리게 느낀다. 너무 오랫동안 삶을 무시해왔다...1993년 3월 이성복"
이라고 되어 있다.

시집을 내는 시인의 겸손한 마음이 묻어난다.

이 시집의 절반은 파리에 체류하면서 쓴 시들로 그리움과 애틋함, 그리고 핏줄 떠나온 고독들이 싯구 사이사이에 고여있다.

<높은 나무 흰 꽃들은 등을 세우고 4>

열린 창이여, 나는 너를 통해 아무것도 내보낸 것이 없는데 이렇게 많은 것들이 물밀듯이 밀려오는구나 지금까지 내가 버린 것이 내가 잔직한 것과 다른 것이 아니구나 오늘 저녁 지구의 반대편에서 내 살붙이들이 잠들어 있는 동안 나는 마지막 촛불처럼 자꾸만 타들어가는구나 열린 창으로 꾸역꾸역 몰려드는 땅거리 같은 세월이여, 어떻든 나는 이 어두어가는 풍경을 견디며 보이지 않는 고향을 머리에 이고 촘촘한 나뭇잎 사이를 빠져나간다.(본문 14쪽)


<높은 나무 흰 꽃들은 등을 세우고 6>

보랏빛 밤이다 눈알 한쪽이 아파서 동굴처럼 깊다  옆집 뒷집이 모두 축제라서 밤새 불이 꺼지지 않고 나무들의 열매는 종양처럼 검다 한번 더 뒤집어 누우면서 나는 고향에 닿으려 하지만 아니다, 아직 멀다 이렇게 기다리면 길은 늦게 애 밴 여자처럼 찾아오리라 밖으로 나가보면 언제 비가 왔는지 길은 젖어있다. 이젠 됐다, 몇 발자국 걸어나가면 다른 빛깔의 길이 이어진다.(본문 16쪽)

<잠>

밤늦게 돌아와 아이들 자는 방에 불을 켜면 머슴애 둘이서 팔을 치켜들고 무슨 벌받는 자세로, 험난한 고행하는 자세로 간혹 푸, 하고 깊은 숨을 내쉬고 들이 쉰다 들이쉬는 정도가 아니라 들이킨다. 저 아이들이 대체 무거운 죄 있을 리 만무하지만 진땀 흘려 머리칼 축축하고 목이 뒤틀려 헐떡이는 것 오래 내려다보기 민망하다 온종일 웃다가 울다가 천방지축 잘 뛰놀던 아이들이 서로 엉켜 거친 잠에 시달리는 것 보노라면 사는 일이 저들에게도 거친 일인줄 알게 된다.(본문 57쪽)

복잡할 때 시를 읽으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이럴 때 이해하기 어렵거나 난해한 시를 만나면 정말이지 아쉽다.

이 시는 읽는 사람이 자기 처지대로 느끼면 되는 그런 시로 구성되어 있어 오랫만에 절절함을 느끼는 새벽이다.

새벽에 시가 나를 자꾸만 똑바로 앉힌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김성진
08.15. 10:26 삭제
여름 오면 겨울 잊고 가을 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 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수 없는데 씨앗 들면 꽃지던 일 생각지 아니 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것 이라 한다.
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저으며
그만 두라 한다.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는 것 이라 한다.
하루 한낮 개울가 돌처럼 돌아 오는 길
흔들리는 망초꽃 내 앞을 막아서며 잊었다 흔들리다 그렇게 살라 한다.
흔들리다 잊었다 그렇게 살라 한다. ~ 세월, 도 종환 ~

수학자들은 어려운 현상을 보다 쉽게 풀이 하나 경제학자들은 보다 쉬운 용어를
좀 더 어렵게 풀이 하여 박식함을 자랑 한다고 한다.
내 자신의 단점을 남의 장점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 하기 보다는
나의 장점을 더욱 발전 시키는 투자 방법이 현명 하다는 뜻이 아닌지................
소피아님의 글을 읽다 보면 다양한 독자들의 눈높이를 절묘 하게 맞춰주는 탁월한 미묘함이 있어
탁트인 푸른 숲길을 걸어 가는 듯 산뜻한 느낌을 준다. 고맙습니다.
하늘마음
08.15. 12:31  
김성진님,

"수학자들은 어려운 현상을 보다 쉽게 풀이 하나 경제학자들은 보다 쉬운 용어를
좀 더 어렵게 풀이 하여 박식함을 자랑 한다고 한다. "...는 말씀을 읽으면 햐..절묘하다는 생각에 씩 웃었습니다.

요즘 시를 좀더 접하고 있어요.
아이들 덕분입니다.

아들도, 딸도 시를 좋아하는데 옆에서 절절이 설명해주면 저 또한 안읽고는 못배기더라구요.

온 가족이 요즘 김수영 시에 꽂혀있습니다.
저도 시집을 읽었지만 강신주라는 철학자가 쓴 "김수영을 위하여"라는 책을 읽으려구요.

아이들이 절절해하네요. 너무 좋다고...

사실 김수영 시인의 시는 좀 어렵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아이들이 옆에서 들려주는 시인의 일생을 듣고나니
저도 벌써 절절해지네요.

이제는 아이들이 저에게 책을 보듬어주네요.
이전까지는 그 반대였는데...

제가 늘 감사드리지요.

의미있는 광복절보내시길...

배 소피아

체의 녹색노트
하늘마음 :: 이름
12.09.17 :: 날짜
2113 :: 조회
우리 아이들과 우리 부부 모두가 좋아하는 체 게바라 그래서 아마도 체 게바라에 관한 책은 내 눈에 띄면 다 사준것같다. 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하늘마음 :: 이름
12.09.15 :: 날짜
902 :: 조회
윤동주 시집이라는 것을 제목만으로도 모두 알 것이다. 아들 선우와 딸 주현이는 비슷한 구석이 많다. 오누이이니 당연하...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 [2]
하늘마음 :: 이름
12.09.01 :: 날짜
1388 :: 조회
난 제목 없이 단상들로 엮인 책을 좋아한다. 아이들 덕분에 요즘 시집을 많이 산다. 특히 아들 선우가 면회나왔다가 ...
 
호랑가시나무의 기억(이성복) [2]
하늘마음 :: 이름
12.08.15 :: 날짜
1533 :: 조회
소설이나 다른 장르도 그렇지만 시는 시인의 삶에 대해 알고 읽는 것과 모르고 읽는 것은 천지차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 ...
인간이해
하늘마음 :: 이름
12.07.22 :: 날짜
929 :: 조회
아이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간섭하고는 다르다. 자식이 관심있는 것...
 
하늘마음 :: 이름
12.07.16 :: 날짜
997 :: 조회
이 책은 군대간 이병 아들이 면회 올 때 사가지고 오라는 책 목록에 들어있던 책이다. 다섯권의 책을 부탁했는데 두 ...
책은 도끼다 [385]
하늘마음 :: 이름
12.07.12 :: 날짜
4398 :: 조회
박웅현이라는 우리나라 최고의 광고인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아들 선우가 서울의 학교기숙사에서 모든 짐을 챙겨 산골로 보냈...
 
잘 가요 엄마 [7]
하늘마음 :: 이름
12.06.27 :: 날짜
868 :: 조회
사실 신경숙님의 는 아이들이 먼저 보고 감동하여 내게 강추한 책이었다. 엄마라는 말을 입밖에 내본 사람(그런 사람 없...
농무 [3]
하늘마음 :: 이름
12.06.26 :: 날짜
876 :: 조회
사실 는 워낙 유명한 시라서 소개하고 자시고도 없다는 생각이다. 다만, 언제인지 기억에 없지만 내가 읽었던 시같고...
 
바다의 기별 [5]
하늘마음 :: 이름
12.06.20 :: 날짜
827 :: 조회
“모든, 닿을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품을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만져지지 않는 것...
멸치 [5]
하늘마음 :: 이름
12.06.19 :: 날짜
852 :: 조회
책 후기 올리기 전에 재미난 얘기 하나. 아들이 군대가기 전에 컴에 앉아서 책 주문을 하기에 거기다 대고 “엄마 멸...
 
인간 실격
하늘마음 :: 이름
12.06.14 :: 날짜
1583 :: 조회
이 책은 아들 선우가 서울의 학교 기숙사에서 가져온 책이다. 군대를 가야 하므로 기숙사방을 빼고 짐을 택배로 보내왔었다...
먼 곳
하늘마음 :: 이름
12.06.14 :: 날짜
830 :: 조회
도서관으로 피신을 갔다. 찾아오는 분들이 많고, 집안의 일들을 눈에 들어오니 자꾸만 일을 하게 된다. 물론 해야 할 일이니...
 
나무가 말하였네 [1]
하늘마음 :: 이름
12.05.28 :: 날짜
1012 :: 조회
라는 커다란 제목 옆에 ‘시가 된 나무, 나무가 된 시’라는 소제목이 껌처럼 붙어있다. 그것만 봐도 이 책이 어떤 내용인지 ...
철학이 필요한 시간
하늘마음 :: 이름
12.05.21 :: 날짜
985 :: 조회
이 책도 아이들이 먼저 읽고 내게 강추해준 책이다. 주현이야 2주일에 한번씩 집에 오니 엄마도 좋아할 책이라고 했고, 선...
 
내 마음의 무늬
하늘마음 :: 이름
12.05.17 :: 날짜
1413 :: 조회
나는 박완서님의 작품을 아주 좋아한다. 성장과정이 나와 비슷해서일 거라는 이유도 조금 있겠지만 글의 흐름이 우선 ...
순간의 꽃
하늘마음 :: 이름
12.05.16 :: 날짜
2564 :: 조회
이 책을 왜 난 이제야 읽고 뒤로 자빠지는지.... 진작에 읽었더라면 내 삶의 결이 한결 보드러웠을텐데 할정도로 내 맘에 들...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
하늘마음 :: 이름
12.05.09 :: 날짜
1071 :: 조회
난 작가에 대해 작가의 성향이나 문학적 색깔 등에 대해 판에 박듯이 언급하는 것을 싫어한다. 예를 들면, 그 시가 읽...
[1][2][3][4][5][6][7] 8 [9][10]..[31] 다음글
  당신은 2002년 2월 이후 째 방문자 입니다.    산골남주인에게 메일보내기산골여주인에게 메일보내기    

Copyright 2002. www.skyheart.co.kr 하늘마음농장 대표 박찬득 핸드폰 : 010-6656-3326
사업자번호 : 507-03-42837 통신판매업 : 제울05-통075 개인정보책임자 : 배동분
주소 : 경북 울진군 서면 쌍전리 364 연락처 : 054-783-3326 개인정보취급방침  이용약관